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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José Saramago – 눈먼 자들의 도시, 우리는 무엇을 보지 못하나

by 아리매리 2025. 4. 30.

[실명한 도시 속 인간의 민낯을 들추는 사라마구의 묵시록적 질문]

José Saramago(조제 사라마구)는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문체, 철학적인 깊이를 지닌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포르투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입니다. 그의 대표작인 『눈먼 자들의 도시』는 ‘실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 질서의 붕괴,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윤리를 묵직하게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재난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취약한가, 그리고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무엇을 ‘보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사라마구가 보여준 눈먼 도시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José Saramago 눈먼 자들의 도시, 우리는 무엇을 보지 못하나

 

[목차여기]

 

1. José Saramago는 어떤 작가인가?

조제 사라마구(1922~2010)는 포르투갈 태생의 작가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일반적인 서사 구조에서 벗어나 문장 부호의 최소화, 긴 문장 구조, 회화와 서술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문체로 독자에게 낯선 독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사라마구의 소설은 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출발합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복제인간』, 『예수의 제2복음』 등은 각각의 방식으로 종교, 정치, 인간 윤리를 날카롭게 성찰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2. 『눈먼 자들의 도시』의 줄거리 개요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원인 불명의 '하얀 실명'이 도시 전체로 퍼지면서 시작됩니다. 처음으로 실명한 남성부터 시작해, 그를 진료한 안과의사, 병원에 있던 환자들, 그리고 사회 전반이 차례로 눈이 멀기 시작합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실명자들을 격리 수용소에 가두지만, 이곳은 곧 폭력, 비윤리, 생존 본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혼돈 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안과의사의 아내는 스스로의 시력을 감추며, 무너진 인간성과 공동체의 희망을 지켜보게 됩니다.

흰 천으로 눈을 가린 도시 사람들

 

3. 실명이라는 상징 – 우리가 진짜로 못 보는 것은 무엇인가

이 작품에서의 실명은 단순히 물리적인 장애가 아닙니다. 사라마구는 이를 통해 현대인이 외면하는 진실, 사회가 보지 않으려 하는 부조리와 비윤리를 비판합니다. 눈이 멀자 사람들은 규범과 도덕을 잃고,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세워졌는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보는 자(안과의사의 아내)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책임과 윤리를 지닌 ‘목격자’로서 점차 다른 사람들을 이끕니다. 이는 곧, 진정한 ‘시선’이란 육체적 시력보다 도덕적 통찰과 공감의 능력임을 상징합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안개 낀 도시 풍경

 

4. 문체의 실험, 철학적 사유의 깊이

José Saramago의 문장은 쉼표와 마침표만을 사용한 독특한 문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름 없는 인물들, 정해지지 않은 장소는 이야기의 보편성을 강조하며 독자가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처럼 익명성과 추상성을 통해 사라마구는 구체적인 국가나 사회가 아닌, 모든 인류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실명은 바이러스처럼 퍼지지만, 그 안에서 인간성과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희망도 조용히 자라납니다.

그의 문학은 늘 불편한 질문을 던지지만, 그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5. 마치며: 우리는 정말 보고 있는가?

『눈먼 자들의 도시』는 재난을 배경으로 한 문학이지만, 그 본질은 인간 내면의 윤리와 통찰에 대한 질문입니다. 사라마구는 말합니다. 우리가 눈을 떴다고 해서 정말 ‘본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때때로 더 중요한 진실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José Saramago의 문학은 눈을 감고도 진실을 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시대를 향한 경고이자, 인간에 대한 희망의 이야기로 깊이 읽힙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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